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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하기 : 사람과 여행

[에어비앤비]공유민박으로 외국인친구들 사귀기(1) - 공유숙박을 시작한 계기



....정말 오래전의 이야기이다.

2012년 부터 결혼전까지, 대략 5년정도, 나의 20대 중후반은 매일이 외국인친구들과 함께 자고 먹고 마시고 놀고 공부하는 시간들이었다.
친구들은 짧으면 3개월 길면 3년의 시간을 내 집에서 같이 생활했고, 나는 그들과 공유하며 영어도 배우고, 한국생활의 가이드 역할을 해주었다. 기억은 어렴풋하지만, 25여명의 친구들을 만났고, 방을 더럽게 쓴 남미 친구, 나에게 사심가득했던 미국인 친구도 있었으며, 공부도 잘하고 자기계발도 열심히하는 멋진 뉴욕친구도, 지금까지 연락을하는 한 캐나다 친구는 한국남자와 결혼을하고 아기를 낳아 애가 둘이고 가끔 인스타에서 인사를 주고받는다. 지금 기억을 더듬어 생각해보니 정말 다양하고 많은 친구들이 오고갔다.

그 친구들의 친구들도 만나서, 내가 안갈법한 장소에도 가보고, 그 친구들의 집에 직접 가서 여행도 해보기도하고, 가장 큰건 영어초짜인 내가 영어로 대화를 할수있게되었으며, 한국에 있어도 멀리 여행을 가지않아도 그들의 문화와 나의 문화를 서로 공유하는 그런시간을 갖게되었다. 그리고 그 만남들은 지금 내 인생에 큰 변화가되고 무언가의 토대가 되어 지금의 나의 일부가 되었고, 남들이 못했던 경험과 지식이 생겼으며, 사랑하는 사람도 만났다.

이 블로그를 시작으로 그때 다 못했던 자잘한 썰들을 풀어보려고한다.




생각의 시작



지금은 에어비앤비가 매우 활성화가 되어있고, 호텔과 게스트하우스가 아니면 에어비앤비를 선택할 수 있는 제3의 숙박시스템이 나왔지만, 에어비앤비가 나올 초기에는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진 않았었다. 내가 어떻게 에어비앤비를 알게 되었는지 까마득해서 기억이 나지않지만, 아마 네이버 블로그의 한 분의 여행글이 시작이었다. 다른 나라여행을하며 호텔이 아닌 그 나라의 현지인의 집에서 그들의 생활을 가까이에서 보고 느낄수 있다는 방법으로 '에어비앤비'사이트를 이용한다는 글을 보았다. 정해진 규격과 비슷한 분위기의 숙박업소가 아닌 현지인의 날것 그대로의 생활을 옆에서 같이 느낄수 있다는것에 대해 엄청난 호기심을 일으켰다.

글들을 읽어보니 내 뒷통수를 때릴정도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뉴욕 맨허튼의 최고급빌라에서 생활해보기, 스페인 그라나다의 대성당 바로옆에있는 집에서 숙박하기 등등,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가 아니면, 절대로 경험할수없는 독특한 장소가 ... 현지인들만의 집에서 묵을수 있는 그리고 그것을 경험할수 있다는것 자체가 너무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무언가 남들보다는 조금 다르고 특별한걸 하고싶어하는 나의 성향에 너무 구미가 당기는 사이트였다.

호텔보다도 싼가격으로 이렇게 재미있는 곳에서 현지인과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니??
무엇보다 여행에 관련해 매우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이야기와 세상을 보는 넓은 시야, 여행과 외국인들에 관해 활발하게 진행하는 사업에 관한 기록들을 그분의 블로그를 통해보며, 내가 생각하지못했던 다른 방법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당시에 이미 외국에는 에어비앤비나 카우치서핑이 붐을 일으키고있었고, 그것을 통해서 젊은이들이 돈을 아끼며 더 많은 다양한 경험을 사람들과 교류하는것이 유행이었다. 한창 해외여행에 관심이 많은 나는 내가 이용할수 있는 아주 중요한 플랫폼사이트라고 생각했고, 이 시스템을 나의 월셋방에 이용하면, 매달 내는 내 월세도 조금 도움이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시작했다.

그 분의 블로그를 찬찬히 읽고, 정보를 습득한 후, 나는 바로 실행에 옮겼다.
내 성격중에 가장 큰 장점(?)이, 괜찮다고생각하면 지체없이 당장실행에 옮기는것이다 ㅋㅋㅋ블로그 글들을 읽고 정보를 습득하는건 몇 일이 좀 거렸지만, 판단이 서고 행동하는건 반나절도안된것같다ㅋㅋㅋ 그 다음날에 바로 방사진을 찍고 예쁘게 포토샵으로 조절해서, 안돼는 영어는 번역기로 돌려서 올렸던것같다.

2016년에서 멈춘 나의 에어비앤비 호스트 관리페이지를 들어가니, 첫번째 집의 방은 삭제해서 없어졌고,두번째 이사간 집의 방의 기록이 남아있다. 기억이 가물해서 15여명의 친구들이 다녀갔었나...? 했는데 25명이상의 친구들이 다녀갔었다.

그 아이디어를 제공해준 그 분과의 에피소드를 짧게 이야기하자면, 첫 에어비앤비 공유숙박을 시작한지 얼마안돼어, 무작정 메세지를 드리고, 얼마안돼 그 분이 집에 직접 방문해주시면서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게되었다. 그 분은 나보다 몇살 어렸는데, 여행과 외국인들을위한 여행사업이나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였고, 몇 년의 지난후에는 그분이 진행하는 사업중 한국 관광엽서 일러스트 의뢰 해주시고, 그 일은 마침내 간 유럽여행으로 영국에서 8개월을 살면서, 수입이 없는 날 생활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 나중에는 그 분의 엽서 판매사업을 양도받기도했다. 다시생각하니 싱기한경험 ㅎㅎ






그 때의 나의 생활


나는 고등학교때 지방에서 올라와 특수학교를 거친 케이스라, 16살에 일찌감치 혼자서 살아야하는 시기를 거쳤다.
그러다보니 독립이 남들보다 빨랐고, 모든것에 대한 자유와 동시에 생활에 대한 책임감이 막중했다.
우리집은 금수저도 흙수저도 아니었지만, 고등학교때 매일 아버지의 생활비를 지원받다 대학교를 졸업하니, 정말 냉정하게 생활비를 끊으셨다. 그래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거의 쉬지않고 알바와 회사를 거치며 일을 했지만, 최대한 돈은 아끼고 싶었고, 그 돈을 모아서 유럽여행을 가고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당시에 월세는 30만원, 40만원, 50만원 이렇게 2년마다 늘어났었다. 나에게 가장 적당한 월세 금액은 30만원이었고, 첫 회사로 다닌 비정규직 직장이 방송국이었지만, 당시에 180만원을 받은걸로 기억한다. 정규직이던 아니던 상관이없었고 나에게는 매달 고정으로 들어오는 돈이 매우 중요했다. 지금생각해 보면, 지금도 그렇지만 한 회사를 오래 다닐 생각도 없었기때문에, 정규직이라는것에 욕심이 없었던것같다.

요즘 MZ세대들이 퇴사를 밥먹듯이한다는 많은 뉴스와 칼럼들을 봤는데, 내가 지금 세대들이 생각하고있는것을 똑같이 10년전에 생각하고있었다. 회사를 은퇴까지 쭉- 다니는것에 대해 나의 인생을 업그레이드 시키는것에 별로 도움이 안됀다고 생각했던것같다.
물론, 하고싶은게 많아서 그것을 하려면 회사가 방해가되지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 워낙에 예술의 전공이다보니, 다른 직업처럼 번듯한 돈벌이는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한것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비정규직의 180만원이 매우 소중했고, 돈은 아껴야했다.
돈을 아끼기위해 정말 저렴한 빌라에서 생활했고, 혼자 살았지만, 고시원이나 풀세팅된 원룸에서 살지 않았다.
애초에 고등학교때 단칸방에서 혼자살때부터 작고 적었지만 모든 가구와 전자기기들을 갖고있는 상태였기때문이었고, 워낙에 작은 방에서 생활을 했던탓에 대학교를 졸업할때쯤에는 투룸으로 이사를 갔다.
혼자 살았기때문에 훨씬더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었지만, 2년정도 지나니까 남는 방이 너무 아까웠었다.

여턴, 다시돌아와서,
그렇게 빈방에 대한 고민과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나는 내 방1개를 한국에서 길게 생활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을 상대로 방을 내어주기'로했고, 50만원이되는 월세는 그것으로 충당하기 시작했다. 나는 좀더 저금을 많이 할 수 있었고, 유럽여행을위한 비용을 정말빠르게 모을수 있었고 당시기억으로 7천800만원정도를 모았던것같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아쉬운점이, 내가 돈은 모으지만 투자에 대한 개념이 정말 없었기때문에, 지금처럼 부동산을 한다던지 주식을 한다던지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할수가없었고, 경제에 대해도 너무 무지했었다. 그 돈으로 작은 빌라를 사거나 빚을 좀더내서 아파트를 샀다면 지금 좀더 경제적인 여유가있었을까?하는생각도 들었다. 빚이있었다면 회사를 그만두지못해 결국엔 유럽여행을 못갔을려나...싶기도하고, 그래도 못해도 경제공부좀 해둘껄 하는 마음도 간간히 들기도한다ㅎ
그 7천800만원은, 6개월의 어학연수비, 8개월의 영국 월세와 생활비, 유럽의 각나라 여행비용, 여행을 다녀온후 일하기전까지의 공백을 위한 생활비 등등으로 조금씨, 조금씩 다써버려 ... 유럽을 다녀온후에 2천만원정도뿐이 안남게되었다ㅎㅎ






다른사람이 하는 걱정들


그럼 여기쯤 읽어보면,
그냥 바로 우려가되는게 있다.
공유민박을 하는동안 안전문제?보안문제? 사생활침해? 무섭지않은가?
나는 안전불감증이 있긴하지만ㅋㅋ 그것에 대해 특별히 문제가 많이 일어나진 않을것이라고생각했다.
이유는, 일단 한국에 와서 에어비앤비로 받는 사람들의 대상은, 학생비자를 받고 들어와서 공부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비자로 신분이 보장이되고 범죄나 문제를 일으킬경우에는 다양하게 얽혀있는 시스템들때문에 섣불리 도망가기도 쉽지않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실 관광비자만 갖고 나이가 많은 40대이상의 사람들보다, 신분이 보증된 학생비자를 갖고있는, 이제 처음으로 사회생활과 다른나라여행에 설레임이 가득한 10대후반 20대초반 학생들중에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중범죄를 일으킬 확률이 어느 쪽이 더 많을까.... 말도 안돼는 논리인건 알지만, 그냥 나는 우리나라에 공부를 하러 오는 학생들의 마음가짐을 믿었던것같다.

실제로,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하러 오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고, 간혹 일을 하다가 너무 지쳐 다른나라에 오랫동안 살아보고싶은 친구 들도있었다. 내 친구와 지인들은 남자들이 숙박할경우 위험하지않을까 우려했지만, 다들 집안의 생활 규칙을 매우 잘지켰고, 한국의 어느 남자들보다도 훨씬 매너있게 행동해줬다. 함부로 방에 들어오거나 하지않았고, 늘 정리정돈 및 청소도 깨끗하게 했다.
운이 좋았을 수도있다. 혹시나 해서, 내 개인방에는 외출시 열쇠잠금을 꼭 하고, 비상시를 위한 다양한 장치와 시뮬레이션을 머릿속으로 많이 해봤지만, 열쇠이외에는 사용할 일이 전혀없었다.
조금 여행을 나누어본 친구들이라면 에어비앤비에 그들의 리뷰가 달려있기도하고, 예약전에 오는 메세지로 간단한 대화를하며 어느 대학교에서 어떤공부를 할것인제 무엇에 관심이있는지 의 스몰토크로 그들의 성격도 파악할수가있다.

물론 이러한 방법이 에어비앤비를통한 모든 범죄를 100% 막을 수는 없다만,
공유민박을 하면서 만나게되는 범죄들을 부정직인 견해들의 시각으로만 바라보지는 않았으면 한다.
한국은 너무 '여자 혼자서 사는 집'에 대한 타이틀이 많은 이미지를 갖고있다.
여자 혼자서 사는집은 안전해야되고 방어적이어야한다. 남자친구는 물론이고 남자사람친구들...모두를 조심해야하고...
그런데 한편으로, 그렇게만 고려하면 절대 내가 하고싶은 것은 할 수가없다는 것이었따.
내가 하고자하는 좋은 방법이있다면, 그 단하나의 위험성때문에 그 방법을 거부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목표를 이루려면 그 중간을 타협해서 이루어나갈수도 있지않나...?
모르는 남자들과 한집에서 같이 사는게 부담스럽다면, 여자친구들만 받으면 되지않을까...?
나는 딱 한가지 월세 방을 아끼는거와 말하는 영어를 좀다 하고싶었던것 두 가지였다.
그 당시의 내상황에 맞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한것이고, 나는 그게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리스크를 감당하지않으면 좀더 다른 세상으로 모험할수없다는것을 말하고싶다.
언젠가는 에어비앤비를 다시 정식으로 예쁜인테리어로 하기를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다음글부터는 내가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예정이다.

2012년도에 내가 처음으로 외국친구들에게 빌려준 방 한개. 정말 오래된 빌라였다.장농위에 친할머니가 한보따리 보내준 이불더미와, 홍대까지가서 직접 갖고온 이케아 라탄 의자, 인사동에서 자잘하게 구매한 한국적인 소품들들이 기억에 난다.



🙋‍♀️ 내 첫 외국인 룸메와 멋진 뉴요커 칭구, 이사...커밍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