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감얻기 : 요즘의 관심

신박한 정리 : 20년 묵은 동생방


현재 동생의 방은 어릴 때부터 살던 아파트는 가족들의 많은 물건들이 쌓이고 쌓여서, 서로 뒤엉켜 창고처럼 되어버리고, 방안에서는 잠자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방이 되어버렸다.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환경이 자기가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면, 사람은 굉장히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진다는 글들을 봤었다. 청소와 정리를 하지 않은 공간은 자신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준다고 하는데, 이런 방에서 동생이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착한 언니는 동생의 방 청소와 새 단장을 하는 것을 도와주기로 하는데.....!!

 

 

 

 

 

동생의 방 Before

 

옷이 정말 많은 방, 사용하지 않은 책장과 낮은 책상, 화장대로 사용 중인 오래된 쌀통이 있었다. 정말 답이없던방.
옷 정리 시작할 때와 베란다를 비우기 시작할 때의 방. 가족의 온갖 잡동사니들이 모아져있었다.

낡고 오래되고 안 쓰는 가구와 물건들은 싹 다 당근하거나, 기부 및 쓰레기로 버리고, 언니의 맘으로 사비를 좀 들여 필요한 가구와 부품을 사서 새롭게 인테리어를 바꾸었다. 정말 초초초저예산으로 정리하고 꾸미는 동생방. 비포사진을 다시봐도 기가막힌다 🤦‍♀️

 

 

 

 

 

 

 

동생의 방 After

 

진짜 과정은 너무 힘들었다. 물건이 창고수준으로 많아서 ....

게다가 머무를 시간도 얼마 없어서, 3일 만에 뚝딱 다 해치워야 했는데, 이때 6개월 된 아기도 있어, 페인트칠까지는 완벽하게 할 수가 없었다. 디테일한 청소 같은 건 동생이 나중에 할 수 있도록 하고, 제일 크게 변할 수 있는 부분을 바꾸어 주었다.

 

 

 

 

 

 

 

배치도 그려보기
최적의 동선짜기


실제 사이즈를 측정해서, 먼저 배치도를 짜보기로 했다. 아무래도 최적의 동선을 찾아야 하니까 버려야 할 가구와 필요한 가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포토샵으로 이리저리 움직여서 방이 제일 넓어 보일 수 있는 배치가 어떤 걸지 정해본다. 그리고 이케아, 오늘의 집, 마켓비 등 가격대가 저렴한 사이트들을 뒤져서 동생이 좋아할 만한 방안에 적합한 사이즈의 가구들이 어떤 게 있는지 미리 설치해서 동생에게 브리핑!!

두 가지 동선&배치도. 동생은 두 번째 배치도를 선택했다.

 

방을 새 단장하기로 동생과 결정한 후 두 시간 동안 후다닥 가구 리서치하고, 포토샵으로 배치도를 그려서 두 가지 타입으로 보여주었다. 가구가 너무 없어서, 한꺼번에 많은 것을 사려고 하니 예산이 많이 들어서, 최대한 가격이 낮은 것 위주로 골랐다. 대부분 이케아에서 구입하고, 이케아에 없는 것은 오늘의 집에서 구매. 고향집에 내려가기 며칠 전에 미리미리 가구를 주문했다.

 

 

 

 

북밭이장 Before / After

 

레알 북밭이장 문을 열면 왼쪽과 같은 모습이었다. 남동생의 군복에서부터 엄마의 재봉에 필요한 천들, 겨울옷과 현재 입는 옷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옛날에 쓰던 냉장고 서랍칸(?)이 왜 있는 건지 모르겠음;;;

북밭이장의 미션은, 북밭이장 밖에도 넘쳐나는 옷들을 전부 북밭이장안에 보관할 수 있게끔 물건의 양을 줄이고, 옷의 종류와 쓰임, 주인별로 나누는 것이었다.

옷은 2/3을 버린 것 같았다. 옷이 많이 있는 이유는, 엄마가 맥시멀x2 최고봉인 사람인데, 평소에 옷을 많이 사서 동생에게 어울릴 것 같은 옷들을 준다. 하지만 동생 스타일에 맞지 않는 옷이나 안 입게 되는 옷들이 결국엔 생기게 되고, 동생 사이즈도 예전과 달라져서 못 입게 되는 옷들, 비슷한 옷들 등등이 전부 버리지 않고 고이 간직하게 된 것들이었다.

옷들은 사과박스 상자 7개를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했고, 기부하지 못한 옷들은 50리터 3봉지에 넣어서 쓰로 기행이 되었다. 강원도 속초에는 아름다운 가게가 없어서 편의점 택배를 이용했어야 하는데, 너무 많은 양을 붙이려고 하니까 이것도 고역이었다. 편의점 사장님들은 택배를 혹시나 안 가져가고 가게에 버리게 되는 게 아닐까 불안해하셔서 재차 물어보았고, 아름다운 가게에서 수거해가는 것이기 때문에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설득해야 했었다;;

편의점 택배비는 3만 원 정도가 나왔다. 기부가능한 옷들이 총 67점, 96,654원 기부영수증 완료!

 

 

 

아름다운가게

아름다운가게는 물건의 재사용과 순환을 통해 우리 사회의 생태적·친환경적 변화에 기여하고, 국내외 소외이웃과 공익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www.beautifulstore.org

 

아름다운 가게 기부 물건은 큰 박스 3개 이상 나온다면 택배아저씨가 집앞에와서 가져간다. 그 이하라면 직접 가게로 가거나, 우체국 3호박스 이하,1개로 직접 주변 편의점에서 보내기가 가능하다.

물건을 가게에 기부하는 것 좋은 것은 연말정산 때 기부금액이 환급되기 때문에, 나도 종종 버리기 아까운 물건이나 누군가 사용해도 괜찮은 것들은 전부다 아름다운 가게로 기부한다.

 

 

 

 

 

 

 

남동생의 시즌 옷, 여동생의 시즌 옷, 엄마의 재봉 선들, 가방 카니, 잡아 통, 이 불매 트리스 커버 정도로 나누어 정리했다.

곧 여름이니까 겨울옷들은 먼지가 쌓이지 않게 천 박스에 넣어서 보관하는 것을 추천한다.

종이박스는 1년이 지나면 금방 헤지고, 플라스틱 상자는 너무 무겁고 잘 부서진다.

무인양품 소프트박스가 손잡이도 적정한 위치에 달려져 있고 튼튼하고 예뻐서 참 좋은데, 가격이 사악하므로, 이케아의 스토크 시리즈를 구매했다.

 

 

물건 보관 시 높은 곳에는 무거운 물건보다는 자주 사용하지 않는 가벼운 물건을 보관하는 게 좋은데, 동생방은 수납공간이 없으므로 어쩔 수 없이 시즌 옷들을 넣어서 위쪽으로 보관한다. 북 밭이자 하단에는 사이즈에 맞는 와이드 한 플라스틱 수납장을 구매했다. 옛날에 한샘에서 나온 반투명 플라스틱 수납장이나 무인양품 시리즈 수납장이 튼튼하고 좋은데, 한샘 것은 찾을 수가 없었다. 얼라이브즈 모노 플라스틱으로 구매. 단점은 조금 플라스틱이 소프트해서 한 손으로 열면 살짝 휘어지는 느낌이 있었다. 내구성이 좀 단단하지 못함.

 

옷 정리할 때 체크해보는 질문 리스트

1. 최근 3년 안에 이 옷을 입은 적이 있는가?
2. 지금 이 옷이 사이즈가 맞는가?
3. 비슷한 옷이 얼마나 많이 있는가?
4. 다른 옷이랑 매치해서 활용도가 높은가?
5. 수선이 귀찮을 정도로 하자가 있는 옷인가?

 

옷 정리할 때 버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긴가민가하다면 위의 질문을 가지고 생각을 해보자. 보통 최근 3년 안에 이 옷을 입은 적이 있을까? 생각을 하다 보면 ...첫 번째 질문에서 거의 대부분 많이 걸러진다. 3년 동안 안 입고 다녔다면, 앞으로도 입을 확률이 정말 없는 옷들이 많다.

 

 

 

 

 

 

 

 

데코타일 깔기
방바닥 교체

 

인테리어를 바꾸고자 할 때 제일 큰 변화를 바란다면, 벽면, 바닥, 커튼, 조명 이것만 바꾸어도 방이 바귀었다고 느껴진다. 아기가 있어서 페인트칠은 일단 포기하고, 바닥의 데코타일부터 깔기로 했다. 8만 원 정도 들었고, 자르기도 붙이기도 너무 쉽다.

 

노란색 장판 안녕!

 

잘못 붙여도 금방 다시 뜯으면 잘 떨어진다. 하지만 접착제가 정말 끈적끈적거리기때문에, 주의하자.

데코타일을 깔 때는 낡은 방바닥 위에 바로 까는 게 좋다. 기존의 방바닥을 제거하고 콘크리트 위에 붙이면 잘 안 붙는다. 그리고 방바닥과 벽면의 걸레받이가 없는 상태였는데, 이 부분은 굽도리 라는 것으로 붙일 수 있었다. 장판이 벽면 위로 올라와져있다면 자르고 붙이는 게 제일 깔끔한 것 같다.

데코타일을 붙이는 것보다 굽도리가 제일 난이도가 있다.

 

 

 

 

 

 

 

 

같은 물건은 한군데 모아보면 정리하기 쉽다
수납 & 물건 정리하기

 

 

넷플릭스 <곤도마리에: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를 보면 옷 정리할 때 무조건 한공간에 옷을 전부다 꺼내놓고 정리하라고 시킨다. 그렇게 한눈에 물건을 모아봐야 내가 얼마나 많은 양의 옷들을 갖고 있는지 약간의 충격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물건을 모아보면, 버릴 것 쓸 것이 단박에 보여서 정리하기가 꽤 수월하다.

동생이 정리 못하는 병이 있다면, 가방 안에 그날 쓴 물건을 그대로 두고 꺼내지 않아서, 나중에 그 물건을 못 찾고 또다시 사게 되고 그렇게 여기저기 주머니와 가방, 서랍장 구석에서 물건들이 한 뭉텅이 나오기 시작한다.

곤도 마리에의 조언처럼 방 안에 있는 온갖 학용품을 한군데 모아봤다. 이 사진보다 더 많았는데, 문구점 하나를 차려도 될 정도의 필기도구들과 학용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안 나오는 펜들은 버리고, 새것과 자주 쓰는 물건들 위주로 하나씩 분별해서, 다이소 아크릴 연필꽂이 3개를 사 와서 색상별로 꽂아주었다.

동생도 처음에는 버리는 속도가 매우 더뎠는데, 나와 하루 종일 내내 버리고, 보관, 기부, 버리고, 보관, 기부 ...를 반복하다 보니까 점점 버리는 속도가 빨라지더라.

 

필기도구는 색깔별, 종류별로 분리해서 자주 보이는 곳에 위치했다. 자주 쓰는 것들은 눈에 잘 띄는데 두어야 한다.

세탁소에서 얻게 되는 옷걸이 철사들도 너무 양이 많았다. 갖고 있으면 유용하게 쓰일지 몰라도 공간에 비해 너무 많으면 독이다. 어차피 또 얻게 되는 것들이고 거실 베란다에 많으니 동생방에 있는 것들은 전부 다 버렸다.

 

 

 

 

북 밭이자 구석에서 발견된 동전들.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것들을 모아보니 4만 5천 원 정도 나오더라.

등 전통(저금통)을 천주머니로 하나 만들어주었다. 굴러다니는 머리끈도 고리에 걸어두면 잃어버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다이소에 3천 원짜리 장식품이 있길래 사다가 작은 물건들을 올려두는 용도로 배치해두었다

 

미국에서 산 영어원서 동화책들은 친척 동생도 보고 나도 봤던 것들인데 더 이상 읽을 것 같지 않다. 당근으로 다른 아가들이 읽을 수 있게 나눔 했다. 당근으로 재판매한 물건들도 꽤 되었다. 안 쓰던 가습기, 대형 칠판, 행거 등등은 당근으로 재판매했다.

엄마와 동생은 동양화과라 집안에 미술재료들이 넘쳐난다. 베란다 서랍장은 전부 미술재료 전용칸으로 정리해 주었다. 이것들도 언젠가 좀 더 정리했으면 좋겠....

북받이장 안에 있던 작은 빨간 철제 수납장은 밖으로 꺼내와서 화장품과 속옷, 양말을 넣는 공간으로 바꾸었다. 수납장을 열면 한눈에 어떤 물건이 들어있는지 볼 수 있게 정리했다.

 

 

 

베란다 양 끝에 배치되어 있던 수납장과 책장을 하나로 합쳤다

 

베란다가 총체적 난국이었는데, 절대 아무도 동생방 베란다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겨울에는 너무 춥고, 나가기도 불편해서였다. 베란다의 책장과 서랍장을 합체시킨 이유는 베란다 가로 폭이 작아 몸을 구부려서 책장 하단에 있는 물건을 잘 꺼내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래서 아래쪽 공간도 잘 활용할 수 있게 반대편에 있던 수납장을 밀어붙여서 서랍장을 열면 위에서 아래로 물건이 보이게끔 바꾸었다. 1만 5천 원짜리 이케아 BEKVAM 스툴을 사서 사다리처럼 사용할 수 있게 놓아주었다.

이 책장 공간은 동생이 미술재료들을 꺼내고, 중요 서류나 자주 읽지 않은 책들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반대쪽은 삼각 쿠션을 놓아서 동생이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주었다.

러그는 이케아 TIPHEDE 1만 5천 원짜리 러그.

 

 

 

 

 

 

 

인테리어의 꽃, 조명을 설치하자
수납 & 물건 정리하기

인테리어의 완성은 조명이다. 용도에 따른 조명을 적절히 배치하는 게 제일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다.

동생방은 작아서 많은 조명이 필요하지 않다. LED 간접조명이라고, 붙이는 조명이 있는데 가성비 대비 효과가 최고인 것 같다. 외관이 예쁘지 않아 보통 커튼 안쪽이나 침대 프레임 밑, 뒤쪽에 숨기듯 설치를 한다.

 

생각보다 꽤 밝아서 메인 백열등을 키지 않아도 충분할 정도이다. 따뜻한 노란 불빛이 나오는 빛은 눈에 피로도 덜고, 잠자기 전에 이 불만 켜두고 활동하면, 몸이 자연스럽게 곧 자는 시간으로 인식해서 더 빠르고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다. 동생방은 침대 등을 따로 두지 않고, 요 LED 전등을 활용했다.

리모컨도 있어서 밝기 조절도 되는 것이 최고인 것 같다. 1m에 2만 원 정도.

 

 

 

 

당근으로 산 것들도 있다. 마켓 비 구부리지 게 조명 5천 원과 이케아 GLADOM테이블을 만 원에 샀다.

GLADOM 테이블 위에는 핸드폰이나 열쇠나 리모컨 등 자주 쓰는 것들을 올려 두기로 했다. 창고에 처박혀서 먼지만 쌓여가던 아로마 캔들도 다시 꺼내왔다.

 

 

 

 

 

이쪽 벽면은 다행히도 콘크리트가 아닌 석면+나무였다. 석면 보드 앙카를 먼저 나사를 끼우면 매우 튼튼하게 벽 선반을 설치할 수 있다. 이케아에서 보악셀 시리즈로 원하는 사이즈를 재서 구매했다. 옷장용 수납이기 때문에, 선반 깊이가 꽤 깊다. 40cm 정도. 그래서 걸리적거리지 않도록 눈높이에는 선반을 설치하지 않고 머리 위쪽으로 수납공간 높이를 높였다.

 

 

 

 

 

그렇게 완성한 깔끔한 동생 방의 모습. 내가 시작한 일이었지만 생각보다 중노동이어서 화가 많이 났다ㅋㅋ

버릴 것이 한가득이었던 이방을 싹 다 비우고 필요한 물건들만 남겨두니 이렇게 쾌적할 수가 없다!!

물건도 물건이었지만, 안 쓰는 가구에 막혀있는 동선도 제대로 다시 배치하니 베란다까지 이동하기도 쉽고, 방 안에서 베란다 창도 잘 보였다. 이 방이 북향이라 겨울이 오기 전에는 두꺼운 암막 커튼과 바람을 조금 막을 수 있는 블라인드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전에는 아빠가 대형 플라스틱천으로 아무렇게나 베란다 창문을 막았던 게 너무나 싫었었다.

 

 

 

 

 

긴박한 정리 TV 프로에서 나 보던 보람을 찐으로 체험해보는 시간을 마치며 ....

한 번 더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동생에게 인테리어한 비용을 다 물기로 약속했다.

이렇게 방을 고쳐주는 나는 참 착한 언니라고 말하면서 끄으읏-

아이고 힘들어!
🧹😭